KBBY 소식

2023 제4회 한-멕시코 그림책번역대회

멕시코 책 번역 수상자

2023년 제4회 한-멕시코 그림책번역대회에서는 대회 사상 처음으로 멕시코IBBY에서 선정한 10권의 그림책을 한국에서 번역과 시상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한국외대통번역대학원, 한국문학번역원 번역아카데미, 육군사관학교 스페인어 수강생도들과 한국외대 스페인어과 졸업생 등 학생과 일반인이 참여한 이 대회에서 아래와 같이 수상자가 선정되었습니다. 첫 개최에 뛰어난 작품들이 투고되어 기존 번역가의 작품 못지않은 훌륭한 번역들을 다수 가릴 수 있는 성과를 올렸습니다.

KBBY는 이 성과가 출판으로 이어지고 계속해서 더 크고 알찬 대회로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수상자

이름학교작품상금
대상김애양한국외국어대학교
스페인어문학과
La Voz Ciega
보이지 않는 목소리
500$
최우수상빨로마 니콜라스 고메스
Paloma Nicolás Gomez
한국문학번역원
번역아카데미
Manuela Color Canela
계피색의 마누엘라
300$
우수상조영훈육군사관학교El berrinche de Moctezuma
짜증날 땐 초콜릿
200$
장려상최하늘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
Sirena y punto
인어공주라고요!
100.000
상품권
장려상허혜원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
Si vivieras en Tenochtitlán
내가 만약 테노치티틀란에 살았다면
100.000
상품권
장려상안지
Angie Páez Monroy
한국문학번역원
번역아카데미
Futuro
미래
100.000
상품권

*한국어 제목은 수상자의 번역입니다.
*대상, 최우수상, 우수상 상금은 주멕시코한국문화원에서 수여하고, 장려상 상금은 KBBY에서 수여합니다.

심사평

한국-멕시코 그림책 번역대회가 2020년부터 진행 중이다. 4회째인 올해 처음으로 멕시코 그림책을 한국에 있는 학생들이 한국어로 번역하는 행사를 갖게 되었다. 한국 그림책의 스페인어 번역은 현재 멕시코에서 진행 중이다. 처음 접하는 번역대회임에도 스페인어 번역에 관심을 가진 많은 분들이 참여하였다. 주최 측이 제시한 10편의 멕시코 그림책 중 지원자가 작품을 선택하여 번역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으며 총 32편의 번역이 제출되었다.

그림책은 그림과 텍스트가 하나로 합해지면서 완성된다. 뒤집어 말하자면 그림이나 텍스트는 그 자체만으로는 불완전한 요소이다. 따라서 그림책의 번역은 텍스트와 그림을 함께 고려하면서 번역할 때 온전한 번역이 가능해진다.

심사위원회는 그림책이 지닌 특질을 고려하면서 심사 기준을 원작에 대한 이해도와 번역의 충실성, 그리고 원작을 배제한 채 한국어로 홀로 설 수 있는 번역문의 완성도를 중요한 요소로 보았으며, 더불어 원작이 지닌 난이도도 참고하였다.

10편의 원작에 32편의 번역원고가 제출되어 자연스럽게 번역이 겹쳐지기에, 심사과정이 비교적 무난할 것이라는 심사위원들의 희망은 원고를 읽는 과정에서 무너졌다. 제출된 번역원고의 수준이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정도로 높았으며, 그 중 여러 편은 전문번역가의 번역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였다. 그런 사유로 심사위원들은 수상작을 고르기 위해 동일한 원고를 여러 번 읽어야 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심사위원들이 각각 후보로 고른 작품을 대상으로 종합 심사를 진행하였다. 각 심사위원들이 후보로 제출한 작품들 중 공통적으로 이름이 오른 작품을 대상으로 다시 심사에 들어갔으며 당초 의도와 달리 옥의 티를 찾아내는 작업에 몰두해야 했다. 한국문학번역원 번역아카데미에서 한국어 번역을 공부하는 외국 학생들은 놀라운 한국어 구사력을 보여주었고, 육군사관학교에서 제2외국어로 스페인어를 배우는 생도들도 배움의 연한에 비해 뛰어난 번역을 내놓았다. 외대통번역대학원 학생들의 번역 실력은 바로 출판해도 무방할 정도였다.

좋은 번역원고를 읽는 행복함과 수상자 규모가 정해져 있기에 어쩔 수 없이 작품을 배제해야 하는 괴로움을 함께 맛보면서 최종적으로 수상작을 선정하였다. 대상 수상자 김애양 님은 난이도 높은 시적이고 철학적인 텍스트를 아름답게 다듬어낸 솜씨가 놀라웠다. 최우수상 빨로마 니콜라스 고메즈 님은 한국인에게도 어려울 미묘한 언어의 뉘앙스 차이를 잘 잡아낸 섬세한 번역이 돋보였다. 우수상의 조영훈 님은 뛰어난 위트로 유머러스한 원작의 분위기를 한층 발랄하게 살려주었다. 이외 장려상 작품들도 정확하면서 유려하고 개성 있는 자신의 문장을 담은 번역을 보여주었다. 수상자에게 축하의 인사를 전하며, 수상작에 선정되지 못한 작품들 중 상당수가 수상작에 버금간다는 점을 꼭 밝히고자 한다.

 

 

고영일(스페인문학 연구자)

김서정(어린이책 평론가, 번역가)

김정하(번역가, 에이전시)